무역창업의 길을 나서면 몇갈래 길이 있을까?

내가 무역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제로 몸을 움직여 행동에 돌입한 시기는 2016년 10월 4일부터였다.

무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첫 발을 디딘곳은 무역협회의 무역아카데미에서 무역창업자들을 위해 기획되어진 두달짜리 '무역창업' 단기코스였다.

이름도 거창한 무역창업 1기.

사실 이 강좌는 처음 기획되어진 거라서 수강대표자들은 피실험체에 가까웠다는 
풍문이...ㅎ

일주일에 두번 세시간씩 총 두달짜리 커리큘럼으로 70%는 B2B로 대변되는 무역전반에 관한 커리큘럼이었고 나머지 20%는 글로벌 리테일 즉, 소매무역의 대표적 주자인 아마존 강의였다.

나머지 10%정도가 현업에 종사하는 대표의 멘토링이라든가 사기예방법, 일대일 컨설팅이 포함되어 있는 강의였는데 충분치는 않아도 무역 전반에 관한 이해를 하는데 유용했던 강의였다.

하지만, 강의가 진행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무역이란게 그 절차와 행정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면 말할 수 없이 따분한 탁상공론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무역이란건 그저 절차에 불과한 것이다.

무역인 1일강사로 나오셨던 화장품업계의 심재성대표란 분은 무역은 '까데기'다 란 표현을 하셨다.

무역자체는 그저 물류와 국가간 거래에 필수적인 행정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절차보단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 고객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할 만한 아이템을 잡는 일.

단가측면에선 적당한 가격에 팔아도 이윤이 남을만큼의 사입단가와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퀄리티를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힘들게 확보한 아이템을 사줄만한 바이어를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것 . 
이 전반적인 업무들은 사실 무역이라기 보단 유통에 더 가깝다.

심재성 대표는 그 무역이란게 유통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강의를 하였고 그 부분에 상당한 
공감을 하였다.


무역업에 처음 발을 딛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는게 무엇일까?


그건 바로 어떤 형태의 무역업을 진행하느냐일 것이다.

내가 알게 된 바로는 총 다섯가지의 형태가 있었다.


첫째,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오퍼상

내가 알아본 결과로는 오퍼상으로의 출발은 쉬우나 사업진행은 가장 어렵다는 점이다.

이제 세상은 자판만 몇번 두드리면 내가 궁금한 상품의 생산자정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이제 오퍼상에게 상품의 정보를 구하는 시기는 이미 한참 전에 갔고 그저 내가 직접 물리적으로 움직일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줄 아웃소싱의 방편으로 오퍼상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오퍼상에 그 누가 처음부터 많은 양의 오더를 맡기려고 할까?

그것도 초보 오퍼상에게...?

어느 정도의 물량거래가 지속이 된다 싶으면 바로 공급자와 바이어가 오퍼상을 제껴두고 다이렉트로 붙어 사업을 진행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생산 기업체로서는 직원을 두고 바이어를 찾는것보단 오퍼상에게 그 일을 맡겨서 바이어를 찾는게 손쉽고 비용도 적게 나간다..

하지만 막상 거래관계가 지속이 되면 오퍼상은 쓸데 없이 중간에 커미션만 축내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어는 물량이 늘 수록 지속적인 공급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공급자는 최소이윤을 확보해야 한다. 

이정도 되면 자연스럽게 오퍼상은 아웃될 수 밖에는 없다.

오퍼상으로서는 nda란 행정적인 안정장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이런 서류를 이용해서 양쪽에 계약위반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들 오히려 진행절차상의 비용만 더 나갈 뿐 실효성은 없다고 보여진다.

오퍼상으로서는 생산자와 바이어가 바로 다이렉트로 붙어 거래하는지 안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조차도 불분명하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그 거래의 흔적들을 캘 수 있다.

하지만, 자본이 거의 없다고 가정할때 오퍼상의 입장으로선 소액의 물량이라도 남의 자본을 가지고 거래를 성사시켜 커미션을 받는 일은 매력적 일임에는 분명하다.

거래성사만 많이 시킬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공급자의 절대적인 신임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서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딜레마적 무역창업의 길이라고 보여졌다.

둘째, 직접 상품을 사입하거나 생산해서 바이어에게 파는 형태

이는 무역이라기 보단 기업운영에 가깝다.

물건을 생산해서 파는 일은 1인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면 도매를 해야 하는건데 원도매일수록 물량을 크게 잡아야 하므로 처음 무역업을 시작하는 이에게는 부담과 위험이 크다. 

하지만, 바이어만 잘 확보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이익을 취하면서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

이미 시작할때부터 일정규모의 자본과 해당아이템에 대한 전문적 경험이 필요하다. 

무역절차를 잘 모른다면 위임하면 된다.

확실한 거래를 희망하는 바이어가 있을경우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무역절차를 대행해 주는 곳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말이 좋아 도매이지 바이어는 누구나가 원소스를 잡고 싶어하고 언제나 베스트프라이스를 요구한다.

생산자나 아니면 최소한 독점판매자의 위치에 서지 않으면 B2B를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
이다.

알리바바의 경우엔 실질적으로 B2B계정 하나를 운영하는 최소한의 비용이 년 3000달러이다.

무료계정도 있긴 하지만 오로지 인콰이어리만 받을뿐 일절 리플라이를 보낼수 없게 만들어 놓아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그렇다면 다른 B2B 플랫폼은?

다른 것들도 사정은 비슷비슷하다. 비용면에서 약간 더 쌀 뿐..

하지만 알리바바가 전세계 B2B플랫폼의 80%를 장악한 절대 강자이기 때문에 무역을 한다고 하는 사람치고 알리바바를 떠나서는 절대 사업을 유지 할 수 없는 그런 생태계가 되어 버렸다.


셋째, 수입해서 물건을 국내유통

자본금만 있다면 이 세번째 일이 가장 쉬운 일이다.

특히 자본금이 크면 클수록 독점판매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본금이 더 크면 커질수록 체계적인 인력도 갖출수 있고 누구한테나 알려진 유명브랜드의 상품을 익스클루시브하게 취급할 수 있다.

마진도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수입할때 기본 물량이라는게 있기 때문에 단가도 물량에 걸맞게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이 일도 막차다.

요즘은 누구나 수입해서 쉽게 상품을 파는 시대가 되었다.

국내 오픈마켓만 해도 경쟁력있는 판매자는 모두 중국에서 수입해서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 오픈마켓의 현실은 구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사실.

레드오션도 선혈이 낭자한 레드오션이다.

크게 망하기도 쉬운 길이다.

만약 대량으로 수입한 물건이 생각외로 안팔린다면?

그 상품은 그대로 재고로 떠안게 되고 똥값이 되 버린다.

크게 벌 수도 크게 망할 수도 있는게 수입판매이다.


넷째, 포워더나 관세사, 변리사

포워더를 제외하곤 해당 자격증과 상당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포워더는 무역이라기보단 글로벌 물류쪽에 가깝고 수당직이다.

관세사나 변리사는 변호사나 의사처럼 완전 전문직에 가깝다. 

포워더나 관세사, 변리사를 구지 무역업 종사자로 볼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든다.

크게 보면 무역업 종사자라지만 나는 이런 일에 맞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다섯째, 글로벌 오픈마켓 B2C

글로벌 오픈마켓인 아마존, 큐텐, 라자다등에 입점해서 처음엔 리테일로 시작하다가 어느 정도 물량이 늘면 B2B로 확장하는 방법도 있고 독립몰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비교적 적은 자본금과 경험을 가지고서도 쉽게 시작할 수 있긴 하지만 B2B보다 배워야 할게 수십배가 더 많고 업무량도 마찬가지다.

각 오픈마켓 플랫폼마다 다른 판매정책을 숙지하고 따라야 할 규범들이 적지않게 까다롭다.

물건너 있는 고객의 질문과 클레임에 일일이 그날그날 대응해야 한다.

일례로 아마존의 경우는 고객에게 A to Z의 클레임에 직면할때는 계정정지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내가 무역아카데미에의 무역창업 강사에게 조언받은 바로는 B2C는 웬만하면 안하는게 좋다였다.

너무 일이 많은데다 별 소득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대표님은 이미 글로벌하게 유명해진 양말브랜를 생산하는 분이셨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처음 무역창업을 고민하는 수강대표의 눈높이로 말한게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내용이라 여겨진다.

현업 아마존판매자의 경험담으로도 이제 경쟁이 심해져서 한 상품을 판매할때의 실질 마진을 5%정도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라는 조언을 받았다.

다만 국내 오픈마켓보다는 운영주체가 좀 더 공정하고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정도의 잇점이 있을 뿐이다.


자 이쯤되면 내가 위 다섯가지 방법중에 어느 방법을 선택해서 무역업을 시작할지의 문제가 아니라 시작하는게 나을지 말으면 나을지의 문제가 되어서 약 세달기간동안 강의를 들으면서 아이템도 조사하고 주어진 과제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이 업으로 생존할 수 있을런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였었다.

나는 어찌보면 가장 힘든길인 다섯번째의 방법을 선택하긴 했지만 이게 답인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처음부터 위 네가지의 방법을 다 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고 기껏해야 B2C를 진행하면서 내가 취급하는 상품을 알리바바에 꾸준히 업로드 하는 정도로 B2B에 기웃거리는 방법밖에는 없어보인다.

내가 늦은 나이에 이 업으로 살아남을지 자체가 사실상 의문이다.

최소한 향후 3년동안은 이 업으로 먹고 살 수만 있다면 성공한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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